이 명 수

펫로스의 무게를 함께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연세라이프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보건대학원 졸업, 아주대학교 의료원 정신과 전공의,
Community mental health fellowship, Columbia University, New York

보건복지부 장관상 및 국무총리상 수상
사단법인 자살예방행동포럼 라이프 대표, 경기도자살예방센터장, 한국 트라우마스트레스 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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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 이별한 슬픔 역시, 그 강도와 기간이 길어진다면 처방과 회복이 필요합니다. 이별이 깊은 상처가 아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로이힐즈는 ‘펫로스 케어 시스템’을 통해 고객의 마음을 세심하게 살피고 있습니다. 로이힐즈에서 펫로스 케어를 담당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명수 원장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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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로스 증후군’이 아직 낯선 분이 많습니다. 대표적 증상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상실이라는 상처는 고통을 수반합니다. 정신적 상처는 내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비정상적 상황에 대한 정상적 반응’입니다. 삶이 있으면 죽음은 필연이기에 ‘비정상적’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치 않을 수 있지만 아무리 어쩔 수 없는 일이라 할지라도 삶의 과정 중에 생기는 여러 가지 일 중에 분명 ‘원치 않는’ 상황임에는 분명합니다. 모든 상실에는 중요한 대상을 상실했을 때 나타나는 반응인 ‘애도반응(Grief Reaction)’이 발생합니다. [ 1) 처음에는 사실을 부정하고 (이건 사실이 아니야, 그럴 리 없어) 2) 화가 나기도 합니다 (왜 나를 남겨두고) 3) 그리곤 우울해지고 (모든 것이 의미없어) 4) 마지막으로는 상황을 받아들이고 수용하게 됩니다. ] 이러한 펫로스 증후군의 반응은 정상적으로 존재할 수 있으나, 반응의 강도가 강하고 지속기간이 길어지게 되는 경우 치료를 요하는 증상이 될 수 있습니다. 증상의 양상은 애도반응과 내용적으로는 별반 다르지 않지만 그로 인한 고통으로 인하여 일상적 생활 패턴 유지에 영향을 받을 정도의 감정적, 인지적 불편감이 지속된다면 상실에 따른 우울반응에 준한 평가와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펫로스 케어의 필요성과 치료 과정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상실에 기인한 상처가 아무리 정상적 반응이라고 해도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피부에 난 상처가 치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자극에 노출이 되면 피는 계속 날 것이며 통증이 지속됩니다. 찢어진 부위를 봉합하고 연고를 바르고 항생제를 먹고 치료를 하면 흉터로 남습니다. 흉터를 보고 있으면 기억은 할 수 있지만 더 이상 통증을 주지는 않습니다. 이는 정신적 상처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데, 아무리 안 좋은 경험을 한다고 해도 많은 경우 저절로 회복되어 마음에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재난 등 큰 사고를 당한 사람들이 사고 이후 불안, 우울 등의 증상은 경험하지만 그 중 약 80%는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회복된다고 알려져 있고, 20% 정도는 치료가 필요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경험한다고 합니다. 상처가 아물지 않는 것이죠. 아픈 기억을 추억으로 만들어서 더 이상 현재에 고통을 유발하지는 않는 것, 궁극적으로는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불편한 감각과 감정을 통제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마치 생각을 달리 해도 열이 내리지 않는 것처럼요. ‘열이 날 때는 해열제를 복용한다’, 이 공식은 현재 상식입니다. 슬픔을 넘어선 우울은 마음에 열이 나는 것입니다. 같은 공식을 적용하면 이 경우에도 적절한 항 우울제 처방이 도움이 됩니다. 물론 두 처방을 동일 수준에서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해열제는 쉽게 구할 수 있고 자가 복용이 가능하지만 항 우울제는 전문가 판단에 따른 처방이 필요한 약제입니다. 우울하고 슬프다고 해서 무조건 약을 구해서 복용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오래 지속되거나 빈도가 잦은 경우 ‘혹시 내가 우울하지는 않은가?’라는 관점에서의 평가가 필요하고 평가 결과에 따른 적절한 처방은 문제를 조기에, 그리고 생각보다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행동이나 생각엔 무엇이 있을까요?

공감대가 있는 사람들과 상실한 대상에 대한 아름답고 소중한 기억을 나누는 것이 무엇보다 애도과정에 도움이 됩니다. 기억을 나누는 데 사진과 영상과 같은 매개체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잊으려고 애쓰지 마세요. 기억하려 애써야 애도반응을 의미있게 해나갈 수 있습니다. 추억을 대체할 새로운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것을 서두르지 마세요. 추억하고 애도하는 것과 새로운 관계를 맺어가는 것은 별개의 일입니다. 대체할 수 없는 생명체를 먼저 떠나보낸 것이기에 힘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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